한국 설화 대계에서 나온 『장절공 신숭겸 전설』에서는 다음과 같은 개요의 내용이 나옵니다.
가. 신숭겸은 중국으로 사신을 가는 도중에 저승에서 마마의 직분을 부여받은 친구를 만나게 된다.
나. 저승사자에게 자신의 외아들을 살려달라고 부탁한다.
조선으로 돌아오던 신숭겸은 저승사자를 만나 외아들을 잡아가고 있음을 눈치챈다.(나는 신숭겸이 고려시대 사람인줄 알았는데.. 조선에도 동명이인이 있는가봄?)
다. 조선으로 돌아오던 신숭겸은 저승사자를 만나 자신의 외아들을 잡아가고 있음을 눈치챈다.
라. 신숭겸은 저승사자에게 친구 간의 의리를 내세워 아들을 살릴 방도를 알아낸다.
마. 국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집안은 외아들이 죽었다고 난리가 났다.
바. 신숭겸은 친구가 알려준 대로 찔레나무를 구해 아들의 종아리를 때린다.
사. 영혼이 육체로 돌아와 살아난다.
저는 이 설화에서 보는 관점이 신숭겸이 아들을 살리기 위해 구타법을 사용한것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구타의 풍습은 일제시대때 수집된 사례에도 실제로 존재합니다.
이영수씨의 『한국 설화 연구』에 나오는 구타법 설명을 인용하죠.
[구타법은 귀신에 반항해서 직접 행위 내지 협박 행위를 통해 귀신을 격퇴하는 방법의 하나이다. 사람의 신체를 때려서 고통을 주면 신체에 잠입해 있던 귀신이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물러남으로써 병이 쾌유된다는 것이다. 이때 복숭아나무 가지, 특히 동쪽으로 뻗은 가지를 사용한다. 그것은 동남향으로 뻗은 가지에는 양기가 충만하여 구마의 힘이 왕성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저는 일제시대때 구타법으로 인해 사망한 사례와 조선시대의 사례뿐인줄 알았는데 작년에도 비슷한 사건이 등장했습니다.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481375
위 뉴스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2014-07-06
이씨는 대구에 한 사찰을 차려놓고 2012년 8월 우울증과 양극성 정동장애를 앓고 있는 신도 전모씨를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전씨의 온몸을 구타하는 소위 안착기도를 했다. 전씨는 기도를 받고 자신의 병이 모두 나았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우울증 등으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조차 없었다.
전씨는 이듬해 4월 자신과 같은 증상을 앓고 있는 자신의 여동생(20세)도 사찰로 데려와 이씨에게 안착기도를 받게했다. 이씨는 목탁과 종망치 등 흉기로 전씨 여동생의 온몸을 구타하고 아프다고 하면 주방용 랩으로 손발을 묶고 수건으로 눈을 가린 뒤 재갈을 물려 가둬뒀다가 다시 구타했다. 전씨의 여동생은 결국 닷새 후 쇼크사했다.]
실제로 조선시대에도 정신병이나 신체 발작이 일어나면 때려서 치료하는 행위가 있긴 했지만 위 기사는 보시다시피 2014년 바로 작년의 기사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왜 때려서 치료가 되며 죽어가는 사람은 치료가 된다고 믿는 것일까요?

[같은 논리라면 이 장면은 치료받고 있는 장면이다.]
질병이나 치료나 의학쪽의 지식이 전혀 없는 저의 추측이니 전문가가 나타나면 급 버로우일지는 모르나 상식선 상의 추측입니다.
1. 당시에는 과학과 미신과 별로 차이가 없었고 민간요법으로 내려오던 치료행위였다.
이 가설의 경우는 구타법이 아닌 오래된 민간요법이 과학적인 치료행위가 이뤄지는 21세기에 아직까지 살아남았는가를 설명하는게 가능하죠. 그러나 그것 하나만 보기에는 완전히 설명되진 않아보이긴 합니다.
2. 우연히 효과를 보았던 사례가 있었다.
과거에 TV방송에서 코감기 치료하는 방법으로 그것에 효과를 보던 사람들이 사용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이독 제독이라고 해서 오히려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해서 감기를 치료하는 할아버지부터(그런데 그 할아버지는 근육이 장난아닌 할아버지...) 코밑에 파스를 붙이는 가정주부나 콧구멍에 무즙을 집어넣는 사례까지...
몇개는 과학적으로 어렵거나 그 개인이 특별한 경우라고 의사가 말하는걸 보았는데 실제로 더러 치료약이 아닌데 치료약이라고 믿고 먹었더니 치료가 됬다더라 하는걸 보거나 경험한적 있었을겁니다.
어쩌다보니 복숭아 가지로 때리니까 치료되거나 혹은 진짜 자기도 모르게 갈비뼈를 구타하다보니 심폐소생술이 되어서 죽어가는 사람을 살렸거나 하는 사례가 없지는 않았지 않나 싶습니다.
3. 겉으로 보기에는 치료가 되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구타를 해서 치료됬다는게 믿기지 않는 분이 있을것 같지만 실제로 발작하던 사람을 구타하던중 발작이 멈춘 사람이 생기긴 하였을것입니다. 혹은 그렇게 보여진 것일지도 모릅니다. 본인이 아닌 그 치료를 주도하는 사람이 "발작이 멈췄으니 치료에는 효과가 있다"라고 믿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고는 해도 미친 행동이라는것은 동일합니다.
A:아이가 울어.
B: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A:몇대 때리니까 잠잠해졌어.
B:!!
위와 같은 결과를 보면 치료가 되었다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미쳤다는걸 알 수 있을겁니다.
결론
구타법으로 사람을 치료하는 행위는 과거든 현재든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결코 용인할 수 없는 행위입니다.
치료된 사람이 있던가요? 효과본 사람이 있던가요? 다시한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덧글
이라고 한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아마 구전설화에서는 실제 사람이 시공간을 넘나드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니 이해할 수 밖에요.